한국저작권위원회

[미국] 게임 모드(mod), 게임을 즐기는 창의적인 방법인가, 저작권의 침해인가

University of Colorado 연구원

이나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 시리즈 ‘철권(Tekken)’을 만든 일본의 게임 제작사 반다이 남코(Bandai Namco)는 올해 3월부터 유튜브(YouTube)에 올라온 철권 시리즈 8의 게임 모드(mod) 플레이 동영상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 경고(strike)를 보냄. 반다이 남코는 이와 같은 경고 조치를 ‘컴퓨터 소프트웨어 저작권 협회(Association of Copyright for Computer Software)’라 하는 제3의 집행 기관을 통해 진행했음. 그 결과, 게임의 모드 플레이 영상을 공유한 여러 게임 채널이 4월부로 강제적으로 폐쇄됐으며, 철권 모드 커뮤니티(modding community)에서는 반다이 남코의 결정이 지나쳤다는 반응을 보임.

▲ 유튜브에서 철권 8 모드 플레이 영상이 삭제된 게임 유저가 X(구 Twitter)에 남긴 포스트

게임 제작사와 게임 모드 창작자 사이의 저작권 관련 분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님. 지난 1월, “포켓몬(Pokémon)” 게임 제작사 닌텐도(Nintendo)와 “팔월드(Palworld)” 게임의 한 모드 창작자(유튜브 채널명 ToastedShoes) 사이에서 저작권 분쟁이 벌어짐.

팔월드 게임은 유저가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며 동물 모습의 팔(pal, 친구)을 잡고 훈련 시켜 함께 게임을 진행한다는 면에서 포켓몬과 유사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음. 이번에 문제가 된 팔월드 모드 창작자는 애쉬(Ash, 포켓몬스터 게임의 주인공)와 피카츄 등 포켓몬스터 캐릭터가 무단으로 등장하는 팔월드-포켓몬스터 모드를 만들어 플레이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고, 많은 게임 유저에게 인기를 끔. 닌텐도 측에서 해당 모드 플레이 동영상을 저작권 침해로 보고 유튜브에 신고함에 따라 해당 채널에서 관련 동영상이 모두 삭제됨. 이에 따라 문제의 모드 창작자는 ‘피카츄 비슷한 듯 하지만 피카츄는 아닌, 저작권법적으로 문제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재공개했으나, 게임 유저들은 “더 이상 포켓몬 모드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임.

비디오 게임에서 ‘모드(mod)’란, 영어 단어 ‘modification’에서 나온 말로 ‘변경, 추가, 수정’된 게임 버전을 의미함. 다시 말하면, 게임 유저가 원래 게임 버전에서 배경이나 캐릭터, 무기 종류 등을 변형하여 만든 2차 창작 콘텐츠를 지칭함. 인기 있는 게임일수록 다양한 모드가 존재하며, 이런 모드를 함께 개발하고 공유하는 모드 커뮤니티도 활성화돼 있음. 이런 활동을 통해 게임 유저 사이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여 게임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장점이 있음.

▲ 유튜브 채널 Toastedshoes에 올라온 팔월드(Palworld) 포켓몬스터 모드 게임 플레이 영상 썸네일

게임 산업이 커지고 e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게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아직 대중적이지 않음. 원칙적으로 디자인, 그래픽, 음악, 줄거리, 캐릭터 등 게임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에 적용되는 것이 게임 저작권이지만, 그 실질적인 경계가 확실하지 않은 모양새임. 특히, 예전부터 ‘자의적으로’ 모드 버전을 만들어 즐겨온 게임 유저들은 게임 제작사의 법적 제한을 여전히 무리한 처사라 받아들이고 있음.

게임을 ‘모드’하는 것은 종종 게임의 새로운 콘텐츠나 경험을 제공하는 창의적인 방법이지만, 게임 제작사는 게임 유저와 모드 창작자가 자사의 지식재산을 보호하고 적법한 라이선스를 준수하기를 원함. 게임 제작사의 지식재산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모드 커뮤니티에게도 모드 개발의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저작권 분쟁이 중요하다고 봄.

《https://www.eventhubs.com/news/2024/mar/27/tekken-mod-danger-copyright/》

《https://www.wired.com/story/palworld-pokemon-mod-copy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