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추상화-여과-비교 심사의 적용과 소프트웨어의 저작물성

-SAS Institute v. World Programming Ltd. 판결-

세종대학교 법학부장 교수

최승재

(1) 당사자들의 주장

이 사건에서 SAS(원고)는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World Programming사(이하 ‘피고’라고 함)가 침해했다고 주장하였음. 이에 대해서 피고는 원고의 소프트웨어는 저작물성(Copyrightability)을 결여한 것이므로 원고의 저작권 침해주장은 이유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함.

피고는 원고의 경쟁업체로서 원고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판매하였음.

이 사건에서 소프트웨어의 저작물성 판단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구성요소들을 대상으로 하여 추상화-여과-비교테스트(Abstraction-filtration-comparison test)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판례에 의하여야 하는데, 이 기준에 의하면 원고의 소프트웨어는 저작물성을 구비하지 못했다는 것이 피고의 주장이었고, 이에 대해서 원고는 자신들의 시스템은 데이터베이스의 관리를 위해서 사용자가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구조들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저작권등록이 되어 있다고 주장하였음.

(2) 1심법원의 판단

1심법원[SAS Inst. Inc. v. World Programming Ltd., 496 F. Supp. 3d 1019, 1022 (E.D. Tex. 2020)]은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소프트웨어는 저작물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았음. 이에 원고는 연방항소법원(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에 항소하였음.

(1) 추상화-여과-비교 테스트

이 테스트는 기능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에서의 실질적 유사성 판단을 위해서 사용됨. ‘추상화’란 소프트웨어의 코드로부터 시작하여 당해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정의하는 단계로서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구조를 요소별로 분해하는 단계임. 다음으로 ‘여과단계’란 추상화 단계를 통해서 분해된 각 요소(부분)들을 분석하여 저작권법에 의해서 보호받지 못하는 부분들을 걸러내는 단계임. 소프트웨어의 경우 이렇게 추상화 및 여과단계를 통해서 걸러진 대상을 비교하여야 하는 것임.

(2) 연방항소법원의 판단

연방항소법원은 연방지법의 결론을 지지하였음. 소프트웨어의 저작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문언적 요소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구조 등과 같은 비문언적 요소들(The program architecture, structure, sequence and organization, operational modules, and user interface)도 고려되어야 하지만, 여과단계에서 피고가 저작물성이 없는 부분들에 대한 여과에 대한 증명을 하였고, 이에 대해서 원고가 적절한 반박을 하지 못한 이상 SAS시스템의 저작물성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는 것임.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소프트웨어의 저작물성 판단에 있어서 문언적 요소 외에 비문언적 요소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여과단계를 통과하여야 비교단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여과단계에서 제외주장은 피고가, 그리고 이에 대해서 원고가 반박하는 순서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설시하였음. 이와 같은 미국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은 우리나라에서 관련 사건의 저작권 침해판단에도 참고가 된다고 봄.

https://cafc.uscourts.gov/04-06-2023-21-1542-sas-institute-inc-v-world-programming-limited-opinion-21-1542-opinion-4-6-2023_2106573/

SAS Inst. Inc. v. World Programming Ltd., 496 F. Supp. 3d 1019, 1022 (E.D. Tex.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