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이슈리포트]

유럽연합 지식재산청, 지식재산권 집약 산업 경제 기여도 보고서 발표

-EU 경제에 대한 각 지식재산권 집약 산업의 경제 기여도 분석-

손휘용 (한국저작권위원회 통상산업통계팀 인턴)

1. 개요

2022년 10월 11일, EU 지식재산청(European Union Intellectual Property Office; EUIPO)은 유럽특허청(European Patent Office; EPO)과 함께 유럽연합(EU) 경제에 대한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 IPR)의 기여를 평가하는 「EU 내 IPR 집약 산업 및 경제성과(IPR-intensive industries and economic performance in the European Union)」 2022년 판을 발간했다. 2013년, 2016년, 2019년 이루어진 연구에 이어 네 번째로 이루어진 본 연구는 EU 경제에서 IPR의 영향 및 역할, 대중 인식에 대해 증거 기반 데이터를 제공한다. 2013년 첫 번째 연구에서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기간, 2016년 연구에서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간, 2019년 연구에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하였고, 2022년 네 번째 연구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을 살펴본다.

본 연구에서는 GDP, 고용, 대외 무역 및 임금과 같은 다양한 경제지표에 대한 IPR의 기여가 조사되었으며, 저작권 외에도 상표, 특허, 디자인, 지리적 표시(Geographical Indication; GI) 및 품종보호권(Plant Variety Rights; PVR)과 같은 다양한 IPR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본 연구에 저작권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저작권의 개요, 저작권 집약 산업의 식별, EU 저작권 집약 산업 현황, EU 회원국 저작권 집약 산업의 GDP 및 고용 기여도 등이 있다.

고용 및 총 부가가치(Gross Value Added; GVA) 데이터의 주요 출처는 EU 통계국(Eurostat)의 SBS(Structural Business Statistics) 데이터 세트로, EU 회원국 및 4개의 비-EU 국가(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및 영국)에 대한 각 4자리 유럽공동체 경제활동 통계분류(Nomenclature statistique des Activites economiques dans la Communaute Europeenne; NACE) 부문의 고용을 보여준다.

하지만 SBS 데이터는 아래의 12개 저작권 집약 산업에 대한 고용이나 부가가치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다.

- 90.03 예술창작

- 90.04 예술시설 운영

- 91.01 라이브러리 및 아카이브 활동

- 91.02 박물관 활동

- 91.03 유적지 및 건축물 및 이와 관광 명소 운영

- 93.21 놀이공원 및 테마파크 활동

- 93.29 기타 오락 및 레크리에이션 활동

- 94.12 전문 회원 조직의 활동

- 94.99 기타 회원 조직의 활동

해당 부문에 대한 데이터는 체코,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및 스웨덴의 국가 통계청에서 얻었다. 해당 6개국의 해당 부문에 대한 고용 및 부가가치를 EU 관련 부서의 총 고용 및 부가가치와 비교하여 EU 전체를 대표한다고 합리적으로 가정할 수 있는 비율을 얻었다. 그런 다음 이러한 비율을 사용하여 해당 산업에 대한 EU 수준 고용 및 GVA 데이터를 추정하였다.

2. 저작권 집약 산업의 식별

(1) 저작권 집약 산업 식별 방법

다른 IPR과는 달리 저작권은 등록을 거쳐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발생하며 어떠한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모든 저작물에 대해 저작권 등록이 되어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집약 산업을 식별하는 데에 상표권, 특허권 등과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EU에 저작권 등록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회원국에서만 시행 중이며, 그 일부의 저작권 등록 제도마저도 의무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개별 국가의 저작권 등록은 해당 국가에서만 유효하며 다른 회원국 혹은 EU 회원국 전체에서 유효하지는 않다.

저작권 집약 산업을 파악하는데 저작권 등록만을 근거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저작권 집약 산업의 식별은 다른 IPR 집약 산업 식별과 같이 등록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2015년 출판된 WIPO의 “저작권 기반 산업의 경제적 기여도 조사 가이드(Guide on Surveying the Economic Contribution of the Copyright-based Industries)”에 따른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WIPO의 해당 가이드 라인은 산업의 활동이 저작권에 의존하는 정도에 따라 핵심 저작권 산업, 상호 의존적 저작권 산업, 부분 저작권 산업 및 비전담 지원 산업 총 4가지 산업 범주로 분류한다.

(2) 저작권 집약 산업의 분류

핵심 저작권 산업은 해당 산업의 활동에서 저작물 혹은 저작권을 제하면 산업 자체가 존재하기 힘들거나 현재와 크게 다른 모습이 되는 산업이다. WIPO는 핵심 저작권 산업을 “창작, 생산 및 제조, 공연, 방송, 통신 및 전시, 또는 저작물 및 기타 보호 대상의 배포 및 판매에 전적으로 종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상호 의존적 저작권 산업은, 전적으로 혹은 주로 저작물 및 기타 보호 대상의 창작, 생산 또는 사용을 촉진하는 기능을 가진 장비의 생산, 제조 및 판매에 종사하는 산업이다. 상호 의존적 저작권 산업의 예로는 TV 세트 또는 악기의 제조, 도매 및 소매 등이 있다. 부분 저작권 산업은 일부 활동이 저작물 및 기타 보호 대상과 관련된 산업이며 창작, 생산 및 제조, 공연, 방송, 통신 및 전시 또는 배포 및 판매가 포함된다. 부분 저작권 산업의 예로는 가구 산업, 장난감 및 게임 산업, 박물관 등이 있다. 비전담 지원 산업은 일부 활동이 방송, 통신, 저작물 및 기타 보호 대상의 판매 촉진과 관련 있지만 그 활동이 핵심 저작권 산업에 포함되지 않는 산업이다. 비전담 지원 산업에는 일반 도배 및 운송 등이 포함된다. 저작권 집약 산업임이 명확한 핵심 저작권 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세 그룹의 산업에 대해 WIPO는 각 산업의 활동이 저작권 집약적 활동에 기인할 수 있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수를 부여한다. 비전담 지원 산업은 저작권 집약의 비율이 모두 6%의 지수를 가지므로 저작권 집약 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본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식별한 저작권 집약 산업은 WIPO의 가이드를 따라 식별한 다음 산업을 포함한다.

- 핵심 저작권 산업

- 상호 의존적 저작권 산업

- 저작권 집약 지수가 20% 이상인 부분 저작권 산업

3. IPR 집약 산업의 기여도

(1) EU의 IPR 집약 산업 현황

본 연구에서 분석의 기본 단위는 EU 경제활동 통계분류(NACE)에 따라 분류된 산업이다. 현재 EU 경제에는 357개의 IPR 집약 산업이 있다고 확인되었다. EU의 IPR 집약 산업 전체 357개의 산업 중 79개의 산업이 저작권 집약 산업으로, IPR 집약 산업 중 약 22.1%를 저작권 집약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본 연구에 포함된 저작권 집약 산업 중 아래 표1은 핵심 저작권 산업을, 표2는 상호 의존적 저작권 산업과 저작권 집약 지수가 20% 이상인 부분 저작권 산업을 보여준다.

2022년 연구 기준 EU 전체 IPR 집약 산업 357개 중 약 64%에 달하는 229개의 산업은 한가지 IPR만을 사용하는 산업이 아니라 동시에 2가지 이상의 IPR을 중복적으로 사용하는 산업이다. 저작권 집약 산업 중 다른 IPR 집약 산업과 중복되지 않고 저작권만을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산업은 29개, 저작권 집약 산업이면서 동시에 상표권, 특허권 집약 산업은 2개, 상표권, 특허권, 디자인 보호권과 저작권에 함께 집약적인 산업은 9개, 상표권, 디자인 보호권과 저작권 집약 산업은 9개, 상표권과 저작권에 동시에 집약적 산업은 30개로, 총 79개의 산업이 저작권 집약 산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IPR 집약 산업이 2가지 이상의 IPR을 중복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래의 고용, 부가가치, 무역, 임금 등의 자료에서는 IPR 집약 산업 별 개별 값의 합 IPR 집약 산업 전체 값을 초과한다.

(2) IPR 집약 산업의 고용 기여도

전체 IPR 집약 산업은 EU에서 6,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EU 전체 고용의 29.7%를 차지한다. 전체 고용에서 약 21%의 비율을 차지하는 상표권 집약 산업과 약 13%를 차지하는 디자인 집약 산업, 약 11%를 차지하는 특허권 집약 산업에 이어 IPR 집약 산업 중 4번째로 큰 비중의 저작권 집약 산업은 전체 고용의 약 6%를 차지한다.

직접고용 기여 외에도 IPR 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서비스와 재화를 공급하는 비-IPR 집약 산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고용에 기여한다. 이러한 간접적 고용 기여 효과를 고려한다면 IPR 집약 산업 관련 일자리는 8,100만 개를 넘어선다, 전체 고용에서 39.4%에 달하는 비중이다.

* 농업용 고용 통계의 차이로 인해 계산되지 않음

(3) 저작권 집약 산업의 부가가치 및 GDP 기여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EU의 총 평균 연간 GDP는 약 13조 5천억 유로이다. GDP(국내총생산)는 주어진 기간 동안 주어진 영토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 가치로, 제품별 세금을 포함하고 보조금은 제외한 각 산업에서 생산된 부가가치를 합산하여 국가(또는 EU)의 단위로 계산된다. 부가가치는 해당 산업의 매출에서 다른 산업의 상품 및 서비스 구매를 뺀 값이다.

EU 전체 경제 생산량의 47% 이상이 IPR 집약 산업에서 발생한다. 상표권 집약 산업은 GDP에 38.5%를 기여하며, 디자인 집약 산업과 특허 집약 산업은 각각 15.5%와 17.4%를 기여한다. 저작권 집약 산업은 EU의 GDP에 6.9%를 기여한다.

(4) 저작권 집약 산업의 무역 기여도

무역의 경우, EU 내 무역의 대부분이 IPR 집약 산업에서 이루어진다. 상품 무역과 서비스 무역을 모두 고려할 경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EU 수입의 80.5%, 수출의 80.1%가 IPR 집약 산업에서 이루어졌다. EU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 동안 GDP의 약 2.2%의 규모인 연간 약 2,940억 유로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IPR 집약 산업의 무역 흑자는 2,240억 유로로 EU 무역 흑자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한다.

IPR 집약 산업의 무역이 EU의 전체 무역 흑자에 크게 기여하는 한편, 저작권 집약 산업의 경우는 무역에서 IPR 집약 산업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였다. 무역 흑자는 주로 특허 집약 산업과 디자인 집약 산업에서 발생하여 상표권, 저작권 및 품종보호권 집약 산업의 작은 적자를 상쇄한다.

EU 외부와의 무역 외에도 EU 내부 무역, 즉 EU 회원국들 간의 무역에도 IPR 집약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연구 결과와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구 결과를 비교하면 10년 동안 EU 내부 무역 전체는 38% 증가한 반면, IPR 집약 산업의 EU 내부 무역은 46% 증가했다.

(5) 저작권 집약 산업의 임금 프리미엄

위와 같이 EU 경제에서 GDP(부가가치)의 47%, 고용의 29.7%가 IPR 집약 산업에서 발생한다. 이는 직원 1인당 부가가치가 경제의 나머지 부분보다 IPR 집약 산업에서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높은 부가가치가 IPR 집약 산업의 상대적 보수에 반영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

IPR 집약 산업의 임금 프리미엄은 IPR 집약 산업의 평균 임금을 비-IPR 집약 산업과 비교한 값으로 2022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의 기간동안 전체 IPR 집약 산업의 임금은 다른 산업에 비해 40.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연구에서 47%였던 2016년의 임금 프리미엄에 비해 감소하였는데, 이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동안 영국을 제외한 EU의 비-IPR 집약 산업 임금의 상승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영국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비-IPR 집약 산업의 임금이 감소하였다. EU 전체의 IPR 집약 산업 임금 프리미엄 감소에 브렉시트의 영향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IPR 집약 산업의 임금 프리미엄은 전체적으로 감소하였지만, 이전 연구와 같이 여전히 특허권 집약 산업과 저작권 집약 산업이 가장 높은 임금 프리미엄을 발생시킨다. 저작권 집약 산업의 평균 임금은 주당 891유로로, 임금 프리미엄은 약 49.3%에 달한다. 고용과 부가가치에 있어서는 상표권, 디자인, 특허 집약 산업 다음으로 네 번째 기여도를 보이고, 무역 기여도는 IPR 집약 산업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던 저작권 집약 산업이 임금 프리미엄은 두 번째로 높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 농업에 대한 임금 통계가 부족하기 때문에 계산되지 않음.

4. 시사점 

(1) 데이터 및 방법론의 한계

데이터 세트의 크기, 데이터의 제한 및 분석 범위 등을 이유로 본 연구에서 IPR 집약 산업의 식별은 불가피하게 몇 가지 가정을 근거로 이루어졌다. 또한 국가별 IPR 및 산업 현황을 따로 조사하여 종합하지 않고 식별의 범위를 비회원국 4개국을 포함한 EU 전체 수준에서 조사하였기 때문에 저작권 등록 경향 및 저작권 집약 산업 구조와 혁신 수준 등에 대한 EU 회원국 간의 격차는 보여주지 않는다.

(2) 시사점

본 연구가 가지는 몇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IPR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산업과 IPR의 역할이 덜 중요한 산업 간의 차이점을 보여주며, 유형별 IPR이 각각 EU 경제와 고용에 얼마나 기여하였는지 체계적인 분석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기간을 연구한 2013년 제1판 보고서에 이어 3년 단위로 주기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렇기 때문에 본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3년간의 각 IPR별 집약 산업 현황과 IPR 집약 산업의 경제 기여도에 대한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본 연구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까지 연구에 포함하여 이전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브렉시트의 영향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IPR 집약 산업 임금 프리미엄의 감소와 같은 현상에서 브렉시트의 영향을 볼 수 있다.

2019년 이후의 기간을 다루는 추후 연구에서는 팬데믹의 영향이나 메타버스 및 NFT, AI 등 신기술의 출현과 성장 등을 반영한 최신 데이터를 이용해 IPR 집약 산업의 현황과 기여도 및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부터 이루어진 연구 결과와 함께 3년이라는 기간마다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구를 통해 산업의 주요 흐름과 경제적 직․간접적인 효과를 분석한 신뢰성 있는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