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동향 2018년 제24호

2018. 11. .

[미국] 법원, 셋톱 박스에서 TV프로그램을 무단 재전송한 온라인 TV 업체는 66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

김혜성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TV 채널과 프로그램들을 미국에서 볼 수 있게 해 주는 셋톱 박스를 통한 TV 프로그램의 무단 재전송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2018년 10월 11일 뉴욕 남부 지방법원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여 방송 채널들의 불법 재전송 및 셋톱 박스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손해배상으로 66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함. 이 판결은 셋톱 박스 판매 및 셋톱 박스를 통한 콘텐츠 재전송이 저작권 침해임을 재확인하고 그 중단을 명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웹 호스팅 서비스 제공, 셋톱 박스의 배송과 같이 셋톱 박스에 의한 저작권 침해가 가능하게 만드는 제3자의 지원을 원천적으로 중단하도록 한 것이라는 점이 특히 의미가 있음. 그러나 그 금지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지적도 있음.

□ 사실 관계

○ DIBIA 네트워크(이하 ‘DIBIA’)가 소비자들에게 ‘주 7일, 24시간 내내 무료로 TV 쇼와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약속하면서 300달러에 판매하는 BTV 셋톱 박스는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의 TV 채널과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게 해 줌.

○ BTV 셋톱 박스에는 기기의 메뉴 옵션을 통해 TV 프로그램을 무단 전송 받아 시청할 수 있게 해 주는 애플리케이션들(이하 ‘BTV 앱’)이 설치됨.

○ 이 셋톱 박스를 통해 재전송되는 TV 프로그램의 권리자들은 BTV 셋톱 박스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음을 알게 됨.

- 권리자들에는 Asia TV USA, MSM Asia, Star India Private, Viacom 18, DISH Network 등이 포함됨.

○ DIBIA는 권리자들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을 BTV 앱 및 재전송 서비스를 통해 미국에 전송하고, 위 프로그램을 저장한 다음 인터넷에서 이용가능 한 포맷으로 변환하여 BTV 셋톱 박스에 재전송하였을 뿐 아니라 그러한 프로그램을 미국으로 직접 스트리밍함.

- DIBIA는 위 프로그램을 전송하도록 허락 받지 않아 아무런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Zee TV, Colors, SONY와 같은 채널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 전부를 저장하여 스트리밍함.

○ 또한 DIBIA는 스스로 권리자들의 TV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 또는 배포하였을 뿐 아니라 제3자로 하여금 위 프로그램을 복제 또는 배포하도록 함.

○ DIBIA는 이에 더하여 권리자들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이용을 촉진하고자 BTV 셋톱 박스, BTV 앱, 재전송 서비스를 고안, 생산, 배포, 판매, 홍보함으로써 제3자들의 저작권 침해를 유발함.

○ 권리자들은 DIBIA에게 TV 채널을 BTV 셋톱 박스를 통해 무단 스트리밍하는 행위를 중지하라는 저작권 침해 중단 요청 서신(cease-and-desist letters)을 수차례 보냄.

○ 그럼에도 불구하고 BTV가 저작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자, 권리자들은 2017년 9월 소를 제기함.

- 권리자들은 44개의 TV 에피소드들에 대한 최대 법정 손해배상의 지급을 청구함.

□ 법원의 판단

○ 2018년 10월 11일 뉴욕 남부 지방법원(District Court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은 방송 채널들의 불법 재전송 및 셋톱 박스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손해배상으로 66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함<1>.

○ DIBIA의 행위들은 권리자들의 저작권에 대한 직접 침해(direct infringement)이고 기여 침해(contributory infringement)이며 대리 침해(vicarious infringement)에 해당함.

○ DIBIA 뿐 아니라 BTV의 저작권 침해가 번성하는 바탕이 된 서비스를 제공한 모든 제3자(이하 ‘관련 제3자’)들도 BTV 셋톱 박스, BTV 앱의 배포, 판매, 배송, 광고, 홍보를 중단해야 함.

- 직접, 기여적, 대리적 또는 기타 어떤 방식으로든 권리자들의 저작권을 침해하여서는 안 됨.

- BTV 셋톱 박스, BTV 앱과 관련되어 사용된 시스템. 소스 코드, 데이터 파일, 도메인 네임, 상표를 판매, 대여, 이용허락, 양도, 배포, 이전하여서는 안 됨.

- BTV 앱을 만들거나 만드는 것을 도와서는 안 되고, 최종 소비자가 서버 또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저작물을 복제 또는 재전송하는 것을 도와서는 안 됨.

○ 또한 관련 제3자들은 BTV 셋톱 박스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해야함.

- BTV를 이용할 수 있도록 웹 호스팅과 같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들은 BTV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함.

- 웹, 서버, 파일 호스팅 서비스,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를 포함한 백업 저장 서비스 제공자는 즉시 그리고 영구적으로 BTV 셋톱 박스, BTV 앱과 관련된 서버, IP 주소, 도메인 네임, BTV 웹사이트 서비스 제공을 중단해야 함.

○ btv.co., btvbox.com 또는 BTV 셋톱 박스에 의한 저작권 침해와 관련하여 이용된 도메인 네임이 등록되어 있는 도메인 네임 레지스트리(domain name registry)는 해당 도메인 네임의 접속을 차단하고 권리자들이 요구하는 경우에는 해당 도메인 네임을 권리자에게 이전해주어야 함.

□ 평가 및 전망

○ 이 판결은 시청자들이 합법적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셋톱 박스 판매 및 셋톱 박스를 통한 콘텐츠 재전송이 저작권 침해임을 확인하고 그 중단을 명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웹 호스팅 서비스 제공과 같이 셋톱 박스에 의한 저작권 침해가 가능하게 만드는 제3자의 지원을 원천적으로 중단하도록 한 것이라는 점이 특히 의미가 있음.

○ 법원의 영구적 금지 명령(Permanent Injunction)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비판도 있음.

<1> Asia TV USA LTD. v. DIBIA Network Limited, 17-CV-06977(GBD) (USDC SDNY Oct. 11, 2018).

□ 참고 자료

- https://bit.ly/2TQoqgp

- https://bit.ly/2r85Wew

- https://bit.ly/2r7klYf

*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학석사, 이화여대 법학전문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