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캐나다] 법원, 지진 데이터도 저작권 보호대상에 해당하나 일정 기간 경과 후 공중 공개를 의무화한 관련 법률이 저작권법에 우선한다

박경신<*>

알버타 고등법원은 지진 데이터도 저작자의 기술(skill)과 판단(judgment)이 포함된 독창적인 문학적 또는 예술적 작품으로 저작권 보호대상에 해당하나 일정 기간 경과 후 지진 데이터의 공개를 의무화한 캐나다 유전자원법(Canada Petroleum Resources Act)을 비롯한 규제 관련 법률이 저작권법에 우선한다고 판시함. 이번 판결은 캐나다 저작권법 상 보호기간과 규제 관련 법률 상 비밀 보장 기간 간의 충돌과 관련하여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평가를 받음.

□ 사건의 경과

○ 캐나다 유전자원법(Canada Petroleum Resources Act)을 비롯한 캐나다 규제 관련 법률<1> 하에서 지진 데이터 업체는 국유지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허가를 취득하는 대가로 다양한 연방․지역 규제기관 및 정부 기관에 지진 데이터를 제공할 의무가 있음. 이에 따라 해당 데이터는 일정 기간 동안 비밀이 보장되나 이 기간이 경과하면 해당 정보는 일반 공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됨.

○ 원고는 캐나다 대서양 지역과 북국 지역에서 연안 해양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해양 조사를 허가받는 조건으로 국립에너지위원회(National Energy Board), 캐나다-뉴펀들랜드 연안 석유위원회(Canada-Newfoundland Offshore Petroleum Board), 캐나다 노바 스코시아 해양 유전 위원회(Canada Nova Scotia Offshore Petroleum Board)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에게 지진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요구받음. 이들 위원회들은 관련 법률의 규정에 따라 특정 기간이 경과한 이후 원고의 지진 데이터를 일반 대중에 공개함.

○ 석유․가스 회사, 정부기관 등(이하 “피고”)이 일반 대중에 공개된 원고의 지진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하자 원고는 정부 기관들에게 제출한 지진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하며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의 지진 데이터가 복제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3년 알버타 고등법원(Alberta Court of Queen’s Bench)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함.

□ 법원의 판단

○ 2016년 4월 21일 알버타 고등법원은 지진 데이터도 저작권 보호대상에 해당하나 일정 기간 경과 후 지진 데이터의 공개를 의무화한 관련 법률이 저작권법에 우선한다고 판시함.

○ 미가공 지진 데이터 및 가공 지진 데이터는 저작자의 기술(skill)과 판단(judgment)이 포함된 과학 영역에서의 독창적인 문학적 또는 예술적 작품으로 저작물에 해당함.

- 지진 데이터는 단순히 바다에 마이크를 던져서 컴퓨터 상 “녹음” 버튼을 누름으로써 창작되는 것이 아니며 음반 창작과 마찬가지로 지진 데이터 취득 과정에 인간의 개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짐. 따라서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이 컴퓨터에 의하여 창작된 작품인 지진 데이터는 저작물이 아니라고 하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음.

- 지진 데이터의 제작은 지진 조사팀의 지식, 개발된 적성, 실무 능력을 요구하므로 지진 데이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함.

- 현장 데이터의 제작은 지진 조사팀에 의한 수많은 결정들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여기에 지진 조사팀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은 명백하고 지진 조사팀은 선택 가능한 다양한 대안들을 비교함으로써 의견을 제시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이나 능력을 가져야 함.

- 미가공 지진 데이터 및 문서로 된 현장 보고서는 단순히 취합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의 기술의 개입을 요구하는 데이터의 집합 및 배열에 기초한 지도, 설계도 및 도표에 가까운 독창적인 편집 어문 저작물임.

- 가공 지진 데이터<2>의 경우 컴퓨터 알로리즘의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며 지진 데이터 가공 처리자들은 현장 데이터로부터 사용가능한 결과물을 창작하기 위한 결정에 있어서 기술과 판단을 행사함. 미가공 지진 데이터가 단순히 컴퓨터에 입력되어 유용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가공 지진 데이터는 다양한 기술 및 판단을 가진 개별 가공 처리자들의 결정의 결과물이므로 과학적 영역에서의 예술적 편집 저작물임.

- 저작권법은 저작권을 주장하기 위하여 특정 저작자의 확인을 요구하지 않음. 따라서 지진 데이터를 창작한 특정한 사람의 신원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지진 데이터가 저작물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음.

○ 캐나다 북부 및 동부 해안의 국유지를 관할하는 규제 관련 법률은 저작권 보호의 예외에 해당함.

- 특정 사안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법률 규정과 해당 사안에 보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법률 규정이 충돌하는 경우 법률의 제정 시기에 상관없이 일반적인 법률 규정을 배제하고 보다 구체적인 법률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양자 간의 충돌을 피할 수 있음.

- 캐나다 해안과 국경 지역 국유지의 모든 석유 및 가스 자원에 적용되는 규제 관련 법률은 캐나다 영토에 대한 탐사 데이터의 창작과 공개를 위한 완전하고 구체적인 법률들이며 따라서 해당 법률의 규정들은 충돌이 발생하는 한도 내에서 저작권법에 포함한 보다 일반적인 규정들을 대체함.

□ 평가 및 전망

○ 이번 판결은 지진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한 전 세계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음.

○ 이번 판결은 캐나다 저작권법 상 보호기간과 규제 관련 법률 상 5년에서 10년까지의 비밀 보장 기간 간의 충돌과 관련하여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평가를 받음.

○ 2016년 4월 26일 원고가 알버타 항소법원(Alberta Court of Appeal)에 항소함에 따라 추후 항소법원의 판결에 이목이 집중됨.

□ 참고 자료

- http://bit.ly/1NT1h8l

- http://bit.ly/1YBRYKl

- http://bit.ly/1TOczNs

<*> Benjamin N. Cardozo School of Law, LL.M., 아트로센터 디렉터

<1> 캐나다 유전자원법(Canada Petroleum Resources Act), RSC 1985, c 36 (2nd Supp); 캐나다-뉴펀들랜드 레브라도 대서양 허가시행법(Canada–Newfoundland and Labrador Atlantic Accord Implementation Act, SC 1987, c 3; 캐나다 노바 스코시아 해양 유전 자원허가시행법(Canada-Nova Scotia Offshore Petroleum Resources Accord Implementation Act), SC 1988, c 28.

<2> 가공 데이터란 데이터로부터 유래, 생성 또는 창작된 모든 산물로써 모든 가공 및 재가공된 데이터, 해석, 지도나 분석을 포함하며 보여 지거나 저장되는 형태나 매체는 관계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