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유럽] EU 저작권법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 제기

이수진<*>

공공장소의 빌딩, 조각, 예술 작품 등을 상업적 목적의 사진, 비디오, 혹은 다른 종류의 예술작품에 이용하는 경우 사전 이용허락을 받도록 하는 EU 저작권법 개정법이 파노라마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에 근거하여 입법 보류됨.

□ 사실 관계

○ 독일 MEP이자 유럽의회 의원인 Julia Reda는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등에서 허용되고 있는 파노라마의 자유(Freedom of Panorama - 공공장소의 빌딩, 조각 등에 대해 별도의 저작권 계약 없이 사진을 찍거나 촬영하거나, 다른 형태의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을 허가하는 것)가 프랑스와 이태리, 벨기에 등에서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유럽 전역으로 이를 확대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EU 저작권법 개정안 제시함.

○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2003년 에펠탑에 조명 장치를 설치한 후, 에펠탑에 조명이 들어온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SETE(Societe d'Exploitation de la tour Eiffel)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SETE는 저작권이 침해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음.

○ 프랑스 민주당원 Jean-Marie Cavada는 Julia Reda의 파노라마의 자유와 관련된 개정안에 대해 그 방향을 정 반대로 바꾸어, 사진작가, 예술가, 영화 제작자들이 유럽의 유명한 랜드마크를 촬영하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 사전 허가를 받고, 심지어는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안을 제안함.

○ 유럽의회 법위원회(European Parliament's legal committee)는 Jean-Marie Cavada의 제안을 받아들여 영구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공공장소에 위치한 빌딩, 조각, 예술 작품 등에 대해 사진, 비디오, 혹은 다른 형태로 상업적 이용을 하는 경우, 저작자 혹은 그 대리인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획득하도록 개정안을 수정함.

□ 진행 사항

○ 2015년 7월 9일, 유럽 의회는 투표를 통해 파노라마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Julia Reda가 제시한 바와 같이 파노라마의 자유를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동시에 입법 대상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함. 따라서, 이전과 동일하게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공공장소에 전시된 작품들을 자유롭게 촬영하고 이용할 수 있지만, 프랑스와 이태리 등에서는 상업적인 목적이 확인되면 위법임.

□ 평가 및 전망

○ 영국의 저작권법 변호사인 Nick Philips는 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SNS등에 업로드 하게 되어도 상업적인 목적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페이스북 등 많은 서비스는 개인이 업로드하는 모든 저작물에 대해 업로드와 이용허가(License)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약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회색존(Gray area)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힘.

○ 유럽 의회 위원인 Oettinger는 EU가 파노라마의 자유를 제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각 국별 적용법이 다르며 관련 논의가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 향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참고 자료

- http://dailym.ai/1N9kVY8

- http://bit.ly/1HPymyx

<*> 서울대학교 지식재산권법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