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독일] 프로그램 코드의 분석이나 트라이얼 버전의 제공도 저작권 침해

박희영<*>

독일 고등법원은 프로그램 판매자가 허락 없이 스파이 기능을 제거하기 위해 프로그램 코드를 분석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하여 트라이얼 버전을 제공하는 경우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함.

□ 사실관계

○ 피고는 원고가 개발한 프로그램의 판매 회사인데 테스트 및 판매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트라이얼 버전(trial version)을 자사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음. 또한 피고는 구글 웹 추적 코드를 제거할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목적 코드(object code)를 원시 코드(source code)로 역변환을 하였음.

○ 원고는 프랑크푸르트암마인(Frankfurt am Main) 지방법원에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를 중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라는 소를 제기함.

○ 피고는 대상 프로그램의 경우 제삼자가 제작한 모듈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함.

○ 피고는 또한 대상 프로그램의 트라이얼 버전을 배포한 것은 이 프로그램의 판매와 관련하여 허락받은 이용권에 포함되어 전체적으로 볼 때 저작권 침해가 아니며, 구글 웹 추적 코드를 제거할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원시 코드로 역변환을 하는 것은 스파이 기능을 제거하는 것이므로 이용자의 데이터 보호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함.

□ 프랑크푸르트암마인 지방법원의 판결

○ 지방법원은 2013년 8월 14일 피고가 해당 프로그램을 개작하거나 역변환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나아가서 이를 배포, 제공, 복제, 판매해서도 안 되며 특히 인터넷에서 공중에게 접근시키지 못하도록 판결함.<1>

○ 법원은 피고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금을 원고에게 배분하고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는 항소를 제기함.

□ 프랑크푸르트암마인 고등법원의 판결

○ 고등법원은 2015년 1월 27일 컴퓨터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소송 대상인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이 오랜 기간 동안 개발되어 온 복잡한 프로그램은 개발자 및 제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추정되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시함.<2>

○ 피고가 테스트를 위해 이 프로그램의 트라이얼 버전을 인터넷 사이트에 제공한 행위는 원고로부터 허락받은 이용권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음.

○ 법원은 또한 피고가 테스트를 위해서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와 YouTube를 통해서 트라이얼 버전을 제공한 행위는 누구나 이 트라이얼 버전에 접근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중에게 접근하게 할 수 있는 원고의 전송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함.

○ 비록 피고가 트라이얼 버전에서 이 프로그램의 원시 코드나 목적 코드를 공개하지 않아 프로그램 자체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제삼자가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해당 보호 저작물에 접근할 가능성이 이미 열려 있으므로 전송권 침해의 요건은 충족됨.

○ 법원은 구글 웹 추적 코드의 역변환과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의 프로그램 개작권을 침해하였고 비록 그러한 스파이 기능이 실제로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데이터 보호라는 이유로 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함.

□ 평가 및 전망

○ 이 판결은 저작권법에 의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창작성의 정도 및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 및 제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 프로그램의 이용 허락을 받은 자의 이용권 행사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음.

□ 참고 자료

- 판결 원문: http://bit.ly/1QdwGjN

- 관련 기사: http://www.urheberrecht.org/news/p/1/i/5389/

- 관련 기사: http://bit.ly/1GeOIiL

<*> 독일 막스플랑크 국제형법연구소 연구원, 법학 박사

<1> LG Frankfurt am Main, Urteil vom 14.08.2013 - 6 O 97/12.

<2> OLG Frankfurt am Main, Urteil vom 27.01.2015 - 11 U 9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