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동향 2016년 제22호

2016. 11. 17.

[미국] 법원, 두 저작물 사이에 아이디어를 공유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

김혜성<*>

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저작물의 일반적인 아이디어가 유사한 것에 불과하다면 두 저작물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함. 이번 판결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두 저작물의 표현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함을 재확인한 것임.

□ 사실 관계

○ 시나리오 작가인 원고는 무신론자인 교수의 영향을 받아 기독교 신자인 여자 대학생의 종교적 신앙이 변화하는 내용의 영화 대본을 씀.

○ 영화 제작사인 피고는 개강 첫날 무신론자인 교수로부터 신은 죽지 않았다고 동급생들을 설득하도록 강요받는 대학교 남자 신입생에 대한 영화를 제작함.

○ 원고는 2016년 6월 원고와 피고 영화 대본의 등장인물, 상세한 줄거리, 주제, 분위기가 실질적으로 유사하여 피고가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의 소를 제기함.

○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저작권 존재 및 원고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은 다투지 않아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존재하는지 여부만이 문제됨.

□ 쟁점

○ 두 저작물의 일반적인 아이디어만이 유사한 것에 불과하다면 실질적 유사성이 없어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지 여부

□ 법원의 판단

○ 2016년 10월 12일 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저작물은 일반적인 아이디어가 유사한 것에 불과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음.

○ 법원은 제9 순회 항소법원이 보호받는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 존재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외적 테스트(extrinsic test)를 적용하여 원피고 저작물 사이에는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저작권 침해를 부정함.

- 외적 테스트는 줄거리, 주제, 대화, 분위기, 등장인물, 사건의 전개와 같은 저작물의 표현적인 요소 사이에 유사성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임.

- 따라서 법원은 외적 테스트를 적용하는 경우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요소인 아이디어는 비교 대상에서 제외함.

○ 법원은 기독교 신자인 학생의 종교적 믿음을 공격하는 무신론자인 교수라는 공통적인 줄거리는 저작권 보호를 받기에는 지나치게 일반적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함.

○ 원고가 주장한 두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은 두 작품의 주제가 일반적인 아이디어이고 그 주제를 표현하기 위하여 정형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표준적인 장면(scenes-a-faire)이 유사한 것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고 이러한 주제 및 표준적인 장면은 저작권이 보호하는 표현에 해당하지 않음.

○ 원고와 피고 저작물의 주요 등장인물을 비교하면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존재하지 않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음.

○ 원고 대본과 피고 영화의 주인공인 남, 여 대학생은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음.

- 두 주인공 모두 무신론자인 교수에 의하여 자신의 종교적 신앙을 공격 받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이 유사성은 두 저작물의 주제가 공통적이라는 점에서 유래하는 것에 불과함.

- 원고 대본의 주인공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채로 대학교에 입학하여 무신론자인 교수에 의하여 변해 가다가 다시 종교적 신앙을 되찾으면서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독실한 신자로 돌아가게 되지만, 피고 영화의 주인공은 이러한 변화를 겪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저작물의 주인공은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음.

○ 원고 대본과 피고 영화에 등장하는 무신론자인 교수는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음.

- 두 교수는 무신론자인 점에서 유사하나 이는 주제가 공통적이라는 점에서 유래하는 유사성에 불과하고 그 외에는 유사성이 존재하지 않음.

- 원고 대본 속 교수는 유명하고 매력적이며 기혼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 주인공을 유혹하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피고 영화의 교수는 이러한 특성을 보이지 않음.

- 피고 영화의 교수는 죽음을 맞으면서 신을 믿게 되나 원고 대본 속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보이지 않음.

□ 평가 및 전망

○ 이번 판결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두 저작물의 표현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함을 재확인한 것임.

□ 참고 자료

- http://bit.ly/2fOtflz

- http://bit.ly/2g91AAe

- http://bit.ly/2fLpej3

<*> 변호사(법무법인 더 펌), 서울대학교 법학석사,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