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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슈리포트] 2022-15-건축저작물의 가상공간에서의 쟁점(송선미)
담당부서 통상산업통계팀 장민기(0557920096) 등록일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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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2022-15-건축저작물의 가상공간에서의 쟁점(송선미).pdf 미리보기

건축저작물의 가상공간에서의 쟁점

 

송선미 (법제연구팀 선임연구원, 법학박사)

 

 

1. 시작하며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오로지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 세계를 경험할 수 있지만 현실 세계를 그대로 모방한 거울 세계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국내 한 게임 업체에서 개발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은 현실에서의 삶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사회, 문화, 경제 등 현실 세계 시스템을 디지털 세상으로 옮겨 놓은 가상 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올인원 미러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하는 이 가상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존재하는 건축저작물의 복제도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는 이용자들이 가상 세계의 토지를 매매하고 그 안에 건축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건축저작물이 실존하는 건축저작물을 모방한 경우라면 저작권법상 복제의 해당 여부가 문제될 수 있.

이하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같은 가상공간에서 구현되는 현실 세계의 건축저작물과 관련된 저작권 쟁점을 살펴보기로 한다.

 

2. 건축물의 저작권법상 보호

 

(1) 건축저작물의 보호 범위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는 건축물·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그 밖의 건축저작물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이 표현된 건축물 및 이를 위한 설계 도면과 건축 모형은 저작권법상 건축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저작권법은 건축물에 대한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건축 관련 법률에서 건축물에 대한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건축법 제2조 제2호는 건축물을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과 이에 딸린 시설물, 지하나 고가의 공작물에 설치하는 사무소, 공연장, 점포, 차고, 창고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기본법 제3조 제1호는 건축물을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과 이에 부수되는 시설물로 정의하고 있다. 법원은 건축저작물로서의 건축물은 건축법과 건축기본법에 정의된 내용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건축물은 집이나 사무실 건물과 같은 주거가 가능한 구조물을 의미하고 반드시 주거를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사람의 통상적인 출입이 예정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주거 목적의 건축물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정자, 전시장, 가설건축물 등도 건축물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대법원은 골프 코스도 건축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건축물을 저작물로 보호하는 취지는 건축물에 의해 표현된 미적 형상, 공간과 각종 구성 요소의 배치와 조합을 포함한 틀로서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모방 건축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건축물이 저작물로 보호되기 위해서는 건축물을 이루는 개개의 요소가 아닌 전체적인 외관에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 건축물을 구성하는 개개의 요소들은 건축저작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건축저작물의 창작성은 개개의 구성 요소를 미적으로 선택, 배열, 조합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개개의 구성 요소들이 독립적으로 창작성을 가지고 있다면 별도의 미술저작물이나 도형저작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2) 디지털로 구현된 건축물의 분쟁 사례

 

. 개요

 

가상공간에서 건축저작물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행위와 관련하여 의미가 있는 사례로 골프존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골프 코스가 건축저작물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포함하여 3D로 구현된 골프 코스가 건축저작물의 복제에 해당하는지 등을 다루어서 가상 세계에 구현되는 건축저작물을 대하는 법원의 태도를 예측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고인 골프장 소유자인 건축주는 저작권자에 해당하지 않고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은 것도 아니어서 저작재산권 침해를 전제로 한 손해배상 책임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구 차목(현행 )의 성과도용행위를 적용하여 사안을 해결하였다.

 

사실관계를 요약하면 원고들은 골프장을 소유·운영하고 있고 피고는 국내외 여러 골프장의 모습을 촬영하여 그 사진 등을 토대로 실제 골프장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용 3D 골프 영상을 제작하여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해왔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저작재산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하에서는 항소법원에서 판단한 저작권 관련 쟁점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 저작권 쟁점

 

1) 골프 코스의 저작물성 판단

 

항소법원은 원고들의 골프 코스가 건축저작물에 해당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먼저 각 골프장의 골프 코스의 구성 요소의 배치 등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골프장 설계자의 사상에 따라 골프장 부지에 대한 공사 등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건축물은 반드시 주거를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사람의 통상적인 출입이 예정되어 있어야 건축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골프장의 골프 코스는 주거가 가능한 구조물은 아니지만 통상 골프 코스를 포함한 클럽하우스 등이 포함되어 그 이용객들의 통상적인 출입이 예정되어 있는 시설이고 건축법상 건축물로 구분되어있어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 규정된 건축저작물에 해당한다. 골프 코스는 그 내용 자체는 기존에 알려진 아이디어나 이론, 지식이나 정보, 사실 등을 기초로 한 것이어서 독창적이라 할 수 없지만 그러한 사항들을 전달하기 위하여 저작자 나름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는 표현을 사용하였다면 저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표현된 창작물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의 골프장 골프 코스는 단순히 일반 공중의 자유로운 이용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없고,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파노라마의 자유 판단

 

항소법원은 골프 코스가 설계 도면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여기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야 하는데, 시공된 골프 코스는 설계 도면을 거의 그대로 시공한 것에 불과하므로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실제 골프장의 골프 코스를 3D로 구현한 행위는 원저작물인 골프 코스에 대한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2차적저작물로 복제하여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 제35조 제2항에 규정하고 있는 파노라마의 자유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공정이용 적용 판단

 

이 사건에서 적용되었던 구 공정이용 규정 제35조의3(현행 제35조의5)은 그 적용 범위를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의 목적으로 한정하고 있었고 영리성을 판단기준으로 두었다. 항소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피고는 골프 코스를 3D 영상으로 제작하여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제공하였으므로 그 이용 목적과 성격이 영리적이어서 저작권법 제35조의3에서 예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등과 그 목적이나 성격이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창작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용 3D 골프 코스 영상과 원저작물인 골프 코스는 그 저작물의 종류가 다르기는 하나 그 용도가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의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용 3D 골프 코스 영상은 각 골프장의 골프 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서 피고가 이용한 부분이 각 골프장의 골프 코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중요성이 낮다고 할 수 없고, 피고가 제작하여 스크린골프 운영 업체에 제공한 3D 골프 코스 영상은 골프장 운영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할 것이므로 골프장의 골프 코스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가상공간에서 구현되는 건축저작물의 법적 쟁점

 

(1) 파노라마의 자유

 

. 의의

 

저작권법 제35조 제2항은 가로, 공원, 건축물의 외벽 등 공중에 개방된 장소에 전시된 미술저작물등(미술저작물, 건축저작물, 사진저작물)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이를 복제하여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일반적으로 공공장소에 위치한 공예, 조각. 건축 또는 기념물을 사진 촬영하고 게시할 수 있는 자유 이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노라마의 자유라고도 한다. 입법 취지는 개방된 장소에서 항시 전시된 미술저작물등의 복제 행위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행위여서 이를 저작권으로 제한하는 것은 사회통념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유 이용을 허용하더라고 저작권자의 경제적 이익을 크게 해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오히려 이 같은 경우에 저작권자의 허락이 없다고 하여 복제권 침해를 인정한다면 지나친 저작권 보호로 공중의 이익을 저해하는 일이 된다. 사회상규에 비추어보더라도 저작권자의 권리를 해한다거나 의사에 반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 공중에 개방된 장소

 

35조 제1항에 의하면 미술저작물등의 원본 소유자나 그의 동의를 얻은 자는 소유권에 의해 저작물의 원본을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지만, 공중에 개방된 장소에 전시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저작권자의 전시권과 원본 소유자의 소유권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개방된 장소에 저작물을 전시하면 저작물의 이용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에 저작권자의 이익을 과도하게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항에 따라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아 공중에 개방된 장소에 전시된 미술저작물등은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다. 저작권법 제2조 제32호는 공중의 의미를 불특정 다수(특정 다수인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문에서는 가로, 공원, 건축물의 외벽 등을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의 예시로 열거하고 있는데, 법원은 일반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는 도로나 공원 기타 일반 공중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옥외의 장소와 건조물의 외벽 기타 일반 공중이 보기 쉬운옥외의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호텔 로비 라운지는 비록 일반 공중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일반 공중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없어서 제35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공중에 개방된 장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만일 옥내 장소일반 공중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개방된 장소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미술저작물의 소유자가 일반 공중의 출입이 자유로운 건축물 내부의 장소에서 미술저작물을 전시하는 경우에도 항상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사유지를 구분하지 않고 유·무료에 상관없이 옥외 장소에 해당하면 공중에 개방된 장소에 해당하지 미술관 정원은 미술관 내부와 일체를 이루는 장소로 보아 개방된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골프존사건에서 항소법원은35조의 입법 취지 및 조문의 형식과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제35조 제2항에서 정해진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라고 함은 불특정 다수의 자가 보려고만 하면 자유로이 볼 수 있는 개방된 장소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데, 회원제로 운영되는 골프장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장소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 항시 전시

 

미술저작물등은 항시 전시가 되어있어야 한다. 따라서 개방된 장소에 임시로 전시가 되어있는 작품은 자유로운 이용이 어렵다. 저작권법 제19조는 저작자는 미술저작물등의 원본이나 복제물을 전시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저작권자의 전시권을 인정하고 있다. 전시의 의미에 대하여 저작권법에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대법원은 전시권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였을 때 제19조에서 규정하고 있전시는 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 또는 사진저작물의 원작품이나 복제물 등의 유형물을 일반인이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도록 진열하거나 게시하는 것을 말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저작권법상의 전시는 유형물을 전제로 하여 그 유형물을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옥외 전광판에 상시 보여지고 있는 디지털 미술 작품은 전시가 아니라 공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 복제하여 이용

 

35조 제2항은 복제하여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진 촬영, 녹음, 녹화 등 제2조 제22호에 열거된 유형적 복제 뿐만 아니라 공연, 공중송신 등의 무형적 복제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문에서 이용의 방법을 제한하고 있지 않기도 하고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방송이나 전송이 불가능하다면 입법 취지나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2차적저작물의 작성이 허용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이를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만일 2차적저작물 작성행위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건축저작물을 건축저작물로 복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그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건축물로 개작하여 건축하는 것은 가능하되어 부당하다. 법원도 복제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가 규정의 입법 취지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2차적저작물의 작성 행위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조각을 회화로 회화를 조각으로 바꾸는 이종복제의 경우에는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된 2차적저작물에 해당할 수 있어서 본항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다수설에 따르면 복제는 완전히 동일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표현형식이 동일할 필요도 없으므로 단순히 평면적 표현을 입체적 표현으로 변경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복제에 해당한다.

 

. 판매 등의 목적 예외

 

35조 제2항 각호의 규정에 따라 건축물을 건축물로 복제하는 경우, 조각 또는 회화를 조각 또는 회화로 복제하는 경우,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하기 위하여 복제하는 경우, 판매의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에는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저작권법상 판매의 개념은 배포권(20)과 관련하여 저작물의 원본이나 복제물을 거래에 제공하는 방법으로 언급되어있다. 미술저작물등을 판매의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경제적 이익과 충돌하는 경우이므로 허용되지 않지만 복제된 저작물 자체가 판매의 주요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예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선전·광고 등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도 무료로 배포되는 것이라면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다. 판매 목적은 영리 목적과 구분되는 개념인데 이를 확대해석하여 영리 목적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규정의 취지를 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림엽서에 사용할 목적으로 촬영한 풍경 사진에 미술저작물등이 포함된 경우에는 미술저작물등이 그림엽서의 주된 목적인지의 여부로 판매 목적의 해당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단순히 주된 대상에 부수적으로 미술저작물등이 복제된 경우라면 판매용으로 사용되더라도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디센트럴랜드의 경우 이용자들이 현실 세계를 가상공간에서 구현한 가상 세계의 토지를 마켓에서 구입한 후 그 위에 다양한 건물을 지어서 오픈 마켓에 재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샌드박스도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축물이 현실 세계의 건축저작물을 모방한 경우라면 판매 목적의 복제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도 쟁점이 될 것이다.

 

(2) 공정이용

 

저작권법 제35조의5는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규정하고 있다. 개별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저작물의 이용에 대하여 저작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는 보충적 규정이다. 저작물의 디지털화와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저작권법의 열거적인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으로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저작물 이용에 적용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에 새로운 저작권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이 필요하게 된 것이 이 규정의 입법 배경이다.

 

공정이용 규정은 가치평가를 요구하는 다소 포괄적인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법원의 해석은 공정이용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권리자나 이용자 모두의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도록 기존 권리 제한 규정들과의 상관관계를 고려하면서 해석해야 한다. 공정이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이용의 목적 및 성격,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저작물의 이용이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공정이용 규정에 관한 수많은 사건을 다루어온 미국 법원은 특히 저작물의 변형적 이용 여부와 현재 시장 및 잠재적 시장의 대체 효과를 공정이용 판단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변형적 이용이 클수록 저작물의 이용으로 인한 잠재적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진다는 점에서 변형적 이용 여부와 시장 대체 효과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변형적 이용은 이용목적의 변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저작물의 이용목적과 별개의 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한 것인지를 판단하여 결정한다. 2차적저작물로의 변형하는 것은 표현형식의 변형만의 있을 뿐이고 이용목적의 변형은 없는 경우를 의미하게 된다. 저작물을 영리 목적으로 이용하더라도 공정이용은 가능하지만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면 저작권자의 경제적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공정이용의 인정이 어렵다. 골프존 사건에서 항소법원은 스크린골프장은 골프장을 대체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규정의 활용 현황에 대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우리 법원은 구 법 제35조의3 2항 제1호에 규정되어 있던 영리성을 2016년 개정(법률 제14083)을 통해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영리성을 공정이용 판단에 있어서 중요한 척도로 보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5. 나가며

 

건축저작물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대상이므로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복제를 하거나 2차적저작물을 제작한다면 저작권 침해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다만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인 파노라마의 자유나 공정이용이 적용된다면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다. 우리 법원은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왔다. 디지털로 복제되어 가상공간에 구현되는 건축저작물에 기존의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의 해석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현실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메타버스와 같은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유연한 해석 기준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 담당자 : 장민기
  • 담당부서 : 통상산업통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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