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동향 2017년 제1호

2017. 3. 17.

[프랑스] 대법원, 퍼블릭 도메인에 해당하는 저작물을 변경하거나 변형하는 행위는 저작인격권 침해이다

박경신*

프랑스 대법원은 퍼블릭 도메인에 해당하는 저작물을 변경하거나 변형하는 행위는 저작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함. 이번 판결은 퍼블릭 도메인에 해당하는 저작물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변경하거나 변형하는 경우 일반 공중을 기만할 의도 없이 이루어진 경우라도 저작인격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음을 시사함.

□ 사실 관계

○ 1917년에 사망한 프랑스 조각가 로댕(François-Auguste-René Rodin)은 자신의 작품 전부를 프랑스 정부에 기증하였으며 프랑스 로댕 박물관은 로댕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인격권<1>을 보유함.

○ 피고가 퍼블릭 도메인에 해당하는 로댕의 원작들을 구매하여 몰드를 제작한 후 이를 이용하여 원작들을 축소·변형한 복제품을 판매하자 저작인격권 침해 혐의로 파리 지방법원에 기소됨.

○ 검찰은 피고의 복제품 중 일부의 품질은 좋지 않으며 이는 저작자의 시각을 벗어난 것으로 로댕의 저작물에 대하여 존중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함.

○ 반면 피고는 자신이 제작한 복제품들은 충분히 좋은 품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로댕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함.

○ 2014년 11월 20일 파리 지방법원은 피고의 저작인격권 침해 행위가 프랑스에서 발생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으므로 관할권이 없다고 판시함.

○ 2015년 7월 1일 파리 항소법원은 피고의 저작인격권 침해를 인정함.

□ 대법원 판결

○ 2016년 10월 25일 프랑스 대법원은 퍼블릭 도메인에 해당하는 저작물을 변경하거나 변형하는 행위는 저작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함.

○ 피고가 복제물을 제작하기 위하여 사용한 방식은 원저작물의 크기의 변화, 원저작물의 특징의 정확도 감소, 저작자가 창작한 원래 형태가 가진 강인함의 약화를 필연적으로 포함하고 있음.

○ 피고의 복제물 중 일부는 구조물의 받침대를 변형하고 구성 요소를 첨가하거나 동물의 가죽을 부드럽게 하는 방식을 사용하거나 결함이 있는 청동색을 사용함으로써 원저작물을 왜곡하였음.

□ 평가

○ 이번 판결은 퍼블릭 도메인에 해당하는 저작물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변경하거나 변형하면 일반 공중을 기만할 의도 없이 이루어진 경우라도 저작인격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음을 시사함.

○ 이번 판결은 퍼블릭 도메인에 해당하는 저작물이 자유롭게 복제될 수 있으나 저작인격권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복제가 이루어져야 함을 확인함으로써 저작권 보호 기간이 만료된 거장들의 미술품을 복제하여 판매하는 업체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평가됨.

<1> 프랑스 지식재산법 제121조의1 제1항: 저작자는 그의 성명, 저작자의 지위 및 그의 저작물에 대하여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 제3항: 이 권리는 영속적이고 양도 불가능한 권리이며 시효에 의하여 소멸하지 아니한다. 제5항: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유언으로 제3자에게 부여할 수 있다.

□ 참고 자료

- http://bit.ly/2miLaVz

- http://bit.ly/2lLJnKV

* Benjamin N. Cardozo School of Law, LL.M., 아트로센터 디렉터